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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세면대에는 팝업이라고 불리는, 물이 내려가는걸 막아주는 일명 물막이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보통 두가지 종류의 팝업이 장착되는데요. 수동과 자동으로 분류가 됩니다. 수동 팝업은 수도꼭지 뒤에 버튼이 달려 있어, 당기면 물이 내려가는걸 막아주고, 누르면 물이 내려갈 수 있도록 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동팝업의 경우 물을 막는 물막이를 누름으로 막아주고 열어주고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잘 작동할 때는 아무런 생각이 없이 살다 어느날 갑자기 팝업이 고장나는 사태를 맞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세면대 물막이가 안올라와요 라는 질문에 대한 대부분의 답변은 수도 공사하시는 분들께 연락하시라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세면대쪽 공사를 하는데 적어도 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부르는 경우도 있어, DIY로 직접 해결하는 방법이 경제적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세면대 팝업 해체 및 조립 과정을 살펴볼까요?

    세면대 팝업 자가교체하는 방법

    세면대 팝업(물막이)이 막히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건의 발단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습니다. 어느날 마나님께 전화가 와서, 세면대가 막혔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봅니다. 뭐... 잘 눌러보면 되겠지라는 맘에 별거 아니니 걱정말아라. 내가 집에가서 처리해주겠다며 쉽게 생각했죠. 그러나 있는 힘껏 눌러보아도, 망치로 때려보아도 저 팝업은 올라올 생각을 하질 않더군요. 이건 교체를 해야되겠다라는 생각에 "세면대 막힘 자가교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았고, 이내 금방 어떻게 교체 작업을 해야되는지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이 교체 작업 전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필수 구매 자재 : 세면대 팝업(자동이든 수동이든 상관 없다.) 

    먼저 근처 철물점이나 판다팜 같은 곳에 가셔서 이 자재를 사오셔야 합니다. 외에 공구들은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할게요. 본인의 세면대가 수동이든 자동이든 자동으로 구매하시는게 편합니다. 수동은 다시 설치하기도 힘들거든요. 자동만세! 

    필요한 공구는 플라이어(뺀찌, 유용), 첼라(있으면 유용), 롱노즈플라이어, 테프론 테잎 정도.

    사실 어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공구랑 자재랑 같이 사진을 찍곤 하는데, 이번에는 공구 사진을 따로 찍지 않았더라구요. 그냥 작업 중에 나 뭐하고 있다며 친구에게 보냈던 사진을 통해 필요 공구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유용하게 사용했던 플라이어(뺀치, 뺀찌라고 불리는)입니다. 저 위에 너트를 제거하는데 몽키스패너를 사용한다거나 첼라를 사용하는게 일반적인데, 왜 유용하게 사용되었는지는 아래에서 설명드리겠구요. 일반적으로 가정집에 큰 몽키스패너나 첼라는 없지만 플라이어는 대부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첼라는 배관공사를 하는 분들은 하나씩 들고 있을법한 공구지만, 집에 있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하나 장만하시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강력 추천하는 공구입니다. 그리고 롱노즈 플라이어는 필수라고 보시면 되는데, 고무패킹이 삭아서 안빠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어서, 롱노즈로 잡고 당겨서 빼는 방법으로 작업을 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외에 테프론 테잎은 배관 및 수도를 자가 교체한다면 반드시 있어야 하겠죠? 

    정리하자면, 필수로 있어야 할 공구는 롱노즈플라이어, 플라이어, 테프론테잎 입니다. 

    세면대 밑을 살펴보면... 어? 이거 어떻게 해야되나요?

    팝업 해체 과정

    세면대를 어떻게 분해해야할까요? 이렇게 도자로 가려져 있는데... 그럼 과감하게 뜯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만, 작업을 실컷하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저거 굳이 뜯지 마세요. 뒤에 손 넣고도 충분히 작업 가능합니다. 실제로 저는 실리콘 다 뜯어버리고 나서 도자가 빠지질 않아 뒤로 작업했습니다. 

    실리콘은 커터칼로 쓰윽 그어주면 잘려나가죠.
    도자 아래쪽도 커터칼로 그어주시구요. 머리카락은 못본거로 합시다.
    열정적으로 아래 위 실리콘을 철거하고 자리에 주저 앉은 백발청년

    이제 중년이라고 불러야되는 나이가 되었나봐요. 청년인데 고작 저 정도 실리콘 제거하고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날이 더워서 그런거겠죠? 땀이 흠뻑 젖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마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OMG... 도자가 빠지질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뒤를 들여다 보니, 뒤에서 작업이 가능하겠네요.

    세면대를 받치고 있는 도자가 빠지질 않더군요. 이 사람들 처음에 설치할 때 작업을 어떻게 했을까 진지하게 궁금해집니다. 뒤를 들여다보니, 뒤에서도 팝업 및 트랩 교체가 가능하게 생겼더군요. 그래서 뒤로 손을 넣어서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실리콘은 뭐... 더러웠으니 교체한다고 생각하죠.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그냥 사람 쓸걸...
    땀에 흠뻑 젖고 얻어낸 결과물. 팝업 해체 완료

    팝업 재 설치 과정

    뒤로 손을 넣어서 작업이 "가능"한거지, 용이하진 않았습니다. I SEE! 를 수차례 외치며 첼라도 써보고 몽키스페너도 써보고 플라이어도 써보고 해서 어떻게든 너트를 풀었고, 고무패킹을 롱노즈 플라이어로 잡아 뜯었더니 이렇게 해체가 완료 되었습니다. 결합은 분해의 역순이니 이제 신나게 조립할 일만 남았군요. 

    다시보는 참혹한 현장

    숨좀 돌리고 마저하겠다며 일어나서 사진을 한장 찍고 친구에게 나는 이런걸 하고 있다며 사진을 보내줘봅니다. 사람부르지 왜 이걸 직접하고 있냐고 핀잔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 친구는 이런 작업을 할줄 모른다는것을. 나는 직접 이런 작업할 수 있으니 돈을 아낀다며 애써 정신승리를 하고 나머지 작업에 들어가봅니다. 

    팝업과 연결되는 배관에 테프론 테이프를 감아줍니다.

    사실 순서가 어디있겠냐만은, 테프론 테잎을 먼저 감았습니다. 팝업의 설명서(심지어 설치 설명서도 있어요.)에는 10번 감으라지만 10번 감으면 너무 두꺼워지니 저는 다섯번만 감았습니다. 

    테프론 테잎 다섯번 감아도 왠지 두꺼운데.. 안들어갈것 같은데...

    다섯번을 감아도 왠지 두껍습니다. 왠지 안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넣어봅시다. 

    자동 팝업의 아리따운 자태!

    이 친구를 세면대에 새롭게 설치할 겁니다. 어떻게 설치하냐구요? 그냥 넣으면 끝... 그러나 한가지 잊지 마셔야 할 점이 있어요.

    고무패킹삼형제

    이 패킹 삼형제중 하나를 팝업에 끼워넣은 상태로 팝업을 설치하여야 합니다. 나만 몰랐어?

    이 패킹을 팝업에 설치한 후 세면대로 퐁당 넣어줘야 합니다.

    네, 이렇게 생긴 고무패킹을 팝업에 설치하고 세면대로 넣지 않으면 여러분은 팝업을 닫았는데도 물이 줄줄 빠지는 대참사를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고무패킹을 설치한 상태의 팝업

    네, 이렇게 고무패킹을 팝업에 설치해 둔 상태로 세면대에 퐁당 던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무패킹을 설치하지 않고 세면대에 넣으면 대참사를 맞이한다고.

    대참사를 맞이할 뻔한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상상만해도 끔찍하네요. 이걸 다시 뺐다가 낄 생각을 하니 아찔합니다. 

    가장 먼저 설치할 패킹. 이 모양 그대로 설치해주세요.

    팝업을 세면대에 퐁당 넣었다면 이 고무 패킹을 이 모양 그대로 팝업 하단에 넣어줍니다. 빡빡하게 들어갈거에요. 더 이상 들어가지 않을정도로 집어넣어줍니다. 상단의 고무패킹과 이 고무패킹이 물이 새지 않도록 밀실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플라스틱인지 고무인지 모를 패킹

    저 뿔형 고무패킹을 끼셨다면 그 아래에 이 친구를 껴줍니다. 와셔의 역할을 하는 패킹입니다. 와셔라고 부르는게 오히려 더 맞을 것 같네요.

    열심히 제거했는데 다시 설치해야 하는 너트.
    이 너트를 팝업 하단에 장착 후 더 이상 안돌아갈 때 까지 돌려주는게 이번 작업의 핵심입니다.

    팝업 하단에 이 너트를 장착하셨다구요? 일단 손으로 돌려봅시다. 팝업의 상단에서 팝업을 눌러주면서 손으로 돌리다보면 구멍에 맞게 장착이 될거에요. 그리고 어떻게 하냐구요? 이제 공구를 이용해야죠. 플라이어 밖에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면 플라이어를 이용해서, 첼라나 몽키스패너를 이용하셨다면 해당 공구를 이용해서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 때 까지 열심히 돌려줍니다. 다소 힘들더라도 노력해봅시다. 

    배수용 트랩에 아까 테프론 테잎을 감은 배관을 설치합니다. 
    이렇게 트랩에 배관을 먼저 설치하면 팝업에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죄송해요. 이 와중에 장난끼가 발동했어요. 트랩에 배관을 먼저 설치하면 팝업에 배관 설치가 불가능해집니다. 배관을 팝업에 먼저 껴주신 후에 트랩에 꼽아주세요. 트랩에 설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그냥 꼽으면 끝입니다. 

     

    마무리작업

    실리콘을 뜯은자, 실리콘으로 머리가 아파지리.

    실리콘을 뜯었으니 다시 복구해 놓아야겠죠? 내집도 아닌데 나중에 책잡히면 안됩니다. 실리콘을 튜브형으로 발라봤지만 택도 없어서 현장에서나 쓰던 실리콘 건과 다이소에서 구매한 2천원짜리 비초산계 실리콘을 이용해서 작업을 진행합니다. 예쁘지 않게 나왔습니다. 그래도 일단 헤나로 열심히 다듬어놨더니 제법 괜찮습니다. 실리콘을 쏘실 때는 마스킹 테잎을 이용해서 쏘는게 좋습니다. 실리콘 잘 쏘는법은... 많이 쏴보는거 밖에 없는 것 같던데요...?

    후기

    다시는 실리콘을 뜯지 않겠습니다. 복구하기 너무 힘드네요. 특히나 아래 부분은 어찌어찌 복구해놓았는데 윗 부분이 아주 가관입니다. 뒤로 돌려서 작업이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파악한 후에 작업을 어떻게 진행해나갈지 고민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그냥 사람 부르는게 편합니다. 이 작업한다고 어찌나 힘들었는지... 다시는 직접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샘솟았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또 다시 이런 후회를 하며 다시 자가 교체를 하며 셀프 DIY를 하겠지요. 사람은 어리석고 언제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현장에 있다보니 이런 일들을 자가로 하는 경향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작업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공간이 비좁다면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실리콘은 뜯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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