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 청년 햄버거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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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9월 중순부터 10월 말 정도까지가 아마, 적어도 제 생각엔 대한민국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아닐까 합니다. 가을의 초입인 9월 13일 오늘, 마나님과 집에 누워만 있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여 오늘은 안성 근처로 여행을 가 보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엔 우리네 청춘이 아깝기도 하고 최소한의 접촉으로, 최대한의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서운산을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석남사를 시작으로 더나이스뷰, 여우를보았다, 향천이라는 세곳의 카페를 탐방하고 왔습니다. 요즘 공장검사가 없는 시즌이기에 법카를 사용하지 못하니, 오늘은 개인 카드를 이용해서 플렉쑤! 하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론 날씨가 좀 더 좋았다면 더 없이 괜찮은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 1박 2일로 숙박을 하고 한바퀴 도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맛집을 탐방하고 카페를 돌아다니며, 배티성지와 같은 (숙연해지는 곳이지만) 관광지도 한번 둘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펜션이나 호텔을 예약해서 숙박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메인사진은 향천에서 찍은 호수 사진입니다. 구름이 비추는 호수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모르겠습니다.

    서운산여행

    침대에 누워 어디를 가볼까 고민을 하다, 마나님이 먼저 안성쪽에 카페가 하나 있고, 그 근처에 휴양림도 있어서 산책하기도 좋을 것 같다는 말에 무작정 출발을 해 보았습니다. 그 휴양림이 서운산 휴양림이었고, 서운산 휴양림 근처에 드라마 "도깨비"촬영지라는 석남사도 있다 하니, 산책 한바퀴 하는 것도 참 괜찮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 코로나-19 바이러스 격리자 격리시설이라니요...

    서운산 자연 휴양림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격리자 격리시설이라니, 사전에 정말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출발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 봉착할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여러분도 출발하시기 전에 꼭 한번 주변의 정보를 검색해보시길 간곡히 추천드리는 바 입니다. 그나저나 이런 공기 좋은 곳에서 격리를 한다니 조금은 부럽기도 했습니다. 석남사 방향으로 우회하라는 문구를 보고 다시 석남사를 검색해봅니다. 거리가 멀지 않아 다행입니다. 석남사를 향해봅니다.

    석남사

    도깨비 촬영지 석남사
    해우소도 잘 갖춰져있고, 낮잠자는 고양이님도 계시다.
    드라마 도깨비 8화에서 공유(도깨비)가 등불을 날리던 그 장소 

    드라마 도깨비에서 굉장히 많이 나온 장소라고 하죠, 특히 하단에 마나님이 등장하신 사진의 장소는 도깨비 8화에서 공유가 등불을 날리던 장소입니다. 뭔가 다른 느낌이지만 그냥 그런거로. 소개할 장소가 많으니 사진을 보시면서 느낌을 느끼시길 바라며 장단점만 간략하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먼저 수도권인데도 불구하고 공기가 굉장히 맑은건 산 속에 있는 사찰의 특징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웅전에만 가도 공기가 좋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파는 많지만 돌아다니는데 큰 지장은 없고 구경하는데도 지장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와 한장 올리는데도 금액이 부담스럽지 않아 우리네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데 부담감도 없었습니다. 화장실도 굉장히 깨끗하게 잘 되어 있는 편 이구요.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장소라 생각됩니다. 반면 진입로가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 차로 움직일 때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또한 주차장이 굉장히 협소하여 차량을 이용할 때는 가능한한 조금 걷더라도 근처 계곡 부근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는 편이 마음 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여기저기 주차해 놓은 차량들 때문에 차가 정체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오늘의 제 경험 입니다.) 석남사를 실컷 구경하였으니 이제는 카페에서 차를 한잔 마셔볼까요?

    더 나이스 뷰

    그냥 뷰를 찍다보니 주차되어 있는 내 애마가 너무 아름다워보였다.
    이름값 하는 카페 더 나이스 뷰

    카페의 이름이 더 나이스 뷰 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무언가 뷰가 기가 막힐 것만 같은 그런 곳 입니다. 실제로 호수를 따라 이어진 길가에 차려진 카페인데요. 호수 쪽이 통 유리로 되어 있어서 호수쪽의 뷰가 기가 막힙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분히 지킬 수 있을 만큼, 좌석들이 넓게 떨어져 있어 안심이 될 수 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카페에 영업 중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했을 당시에도 사장님이 좌석들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안심하셔도 된다고 하실 만큼 좋습니다. 완전한 프라이빗은 아니어도 옆 테이블에서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는지 궁금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좋습니다. 사장님 내외가 친절하시고, 스무디를 마셨는데 스무디의 맛도 괜찮았고(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와 홍시 스무디를 마셨습니다.) 가격도 자리세를 반영하지 않은 듯한 일반적인 카페의 가격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메뉴가 다소 한정적이다 라는 부분 정도 생각합니다. 이런 뷰가 보이는 펜션이 있다면 하루쯤 묵어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우가 말했다.

    스무디를 다 마셔갈 무렵, 배를 채울 것인지 혹은 다른 카페를 가볼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배티 성지 근처엔 맛집이 은근히 많거든요. 그치만 밥은 언제나 어디서나 먹어볼 수 있기에, 우린 이 예쁘고 맑은 날에 예쁘고 좋은 곳을 더 찾아다니기로 하고 카페 여우가 말했다를 향해봅니다.

    카페 여우가 말했다 외관 및 가는 길
    카페의 고즈넉한 내부의 모습
    독특한 여우가 말했다의 메뉴판
    기다리는 동안 먹으라고 주신 알밤과 주문했던 사과향 홍차, 쌍화차 그리고 마늘빵
    나와서 한바퀴 더 둘러보기로.

    여우가말했다의 여우는 어린왕자의 그 여우가 맞습니다. 카페 내부 구석 구석에 놓여진 소품들에도 어린왕자의 글귀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카페 내부의 분위기는 사진을 보면 느껴지듯이 굉장히 고즈넉하니 평화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손님이 저희밖에 없었다는 점이 그 부분을 더해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아웃! 다소 오래된 물건들에서 풍기는 분위기나 냄새(나쁜 냄새는 아니에요.)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았지만, 주인 내외 분들이 이곳에서 아마 거주하시면서 소일거리 삼아 카페를 하시는 것으로 보였습니다.(뇌피셜) 입구를 향하는 길목 부터 카페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표지판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차장도 충분히 있구요. 카페 앞쪽에 자리가 없다면 조금 내려오면 지자체에서 만들어 놓은 곳의 주차장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근처에 산책로도 있구요. 다만 이곳의 단점이 한가지 있다면 날씨가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날벌레가 좀 많은 편 이었습니다. 나중에 나이들어 은퇴하고 이런곳에 이런 느낌의 카페를 차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오늘은 깊이 해보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향천

    메인의 사진은 이곳 향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뷰가 굉장히 아름다웠던 곳, 그리고 빙수가 굉장히 푸짐하고 맛있었던 곳. 향천을 소개해봅니다.

    향천의 입구와 야외 테라스. 건물 내부에서도 충분히 뷰를 감상할 수 있지만 나와서 먹는 빙수의 맛은 또 다를 것이다.
    향천 내부 전경 및 뷰, 메뉴판, 그리고 주문했던 베리빙수(中)

    오늘 방문했던 카페 세곳이 모두 뷰가 굉장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향천에 대해 첫 문장을 쓸 때도 "뷰가 굉장히 아름다웠던..." 이라고 쓰다가 지웠습니다. 오늘은 뷰를 중심으로 여행을 다닌 것 같네요. 보시는 바와 같이 야외 테라스에서도 차와 커피, 그리고 빙수를 먹을 수 있습니다. 카페 내부에서 먹는 것도 충분히 맛있고, 또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지만 바깥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것에 비할 수 있을까요? 특히 오늘 주문 했던 베리빙수에는 각종 베리들이 가득가득 담겨있어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고 그 향마저 즐거웠습니다. 경치를 보면서 먹으니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이곳 팥빙수의 팥은 알이 굵고 알알이 살아있고 과하게 달지도 않아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어딜가나 빙수집은 눈꽃빙수를 많이 쓰지만 이곳의 빙수는 옛날 방식의 빙수였습니다. 우유를 얼린상태로 옛 방식으로 갈아 올려 놓은 빙수의 양은 생각보다 많았고,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어찌나 맛이 있던지, 뒷자리 꼬마는 빙수기계를 집에 사달라고 떼를 쓰는 지경까지 이르었습니다. 심지어 떼가 먹히지 않자 디테일하게 어떻게 빙수를 해 먹을지에 대해서도 브리핑을 하는 걸 보니, 이곳 빙수가 맛이 있긴 했나봅니다. 여기도 약간의 아쉬운점을 찾자면 주차가 아닐까 합니다. 금광호수를 끼는 도로 옆에 놓인 가게다보니 주차할 자리가 다소 부족했습니다. 맞은편 가게 만큼만이라도 주차공간이 확보되면 더 없이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을 털어봅니다.

    후기

    아마 오늘부터 10월 중순정도 까지가 대한민국의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다운 가을의 날씨가 아닐까 합니다. 비록 코로나-19바이러스로 인해 외출이 좀 꺼려지는 요즘이지만 마스크를 필히 착용한 상태로 청명한 가을하늘을 보며 좋은 경치를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잠깐잠깐의 외출은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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