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기행 천안편에 나온, 소우리생고기집 수차례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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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감동적인 한우를 맛보는 방법
제 기억에 첫 충격적인 맛과 육질은 아마 입대 전날 가족들과 함께 먹었던 꽃등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군입대를 하는 남동생을 보내주는(?) 누나의 선물이었는데요.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그 당시에는 어찌나 많이 먹었는지 질보다 양이라며 언제나 무한리필 말고는 고기집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날은 그런 무한리필 고기집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로도 여전히 질보단 양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그날은 아마 제 인생에서 맛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뜬 날이었던 것 같아요.
고기에는 종류와 등급이 있어요
고기는 언제나 옳습니다. 그러나 어떤 고기를 먹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비건을 위해서 콩고기도 나오는 마당에 고기의 종류는 한번쯤 알아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고기는 크게 동물성 고기와 식물성 고기로 나뉩니다. 고기는 어학사전에서 식용하는 온갖 동물의 살이라고 하지만, 사전적 의미가 아닌 식용의 의미에서는 동물에서 나온것이냐 식물에서 나온것이냐로 나누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식물성 고기는 위에서 언급했던 콩고기일텐데요. 동물성 고기는 육류이냐 생선이냐로 나뉘는데, 육류는 또 돼지, 소, 양, 염소, 기타 등등의 고기로 나뉠 것입니다. 가장 흔하게 다가오는 돼지고기부터 고급스런 소고기, 꼬치로 자주먹는 양고기,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흑)염소까지 많은 종류의 고기가 있겠죠. 매니악한 종류의 고기는 논외로하고, 아마 대중적인 고기 중 그래도 으뜸은 소고기가 아닐까 합니다. 이 소고기는 한우냐 외산이냐에 따라 다르고 한우도 암소냐 숫소냐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요. 오늘 살펴볼 맛집은 한우 암소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입니다.
한우암소 전문, 백반기행에도 나온 천안 소우리생고기집
때는 바야흐로 2020년 8월경, 제 생일 당일날이었습니다. 협력업체 중 한 곳이 바로 이 고기집 근처에 있는데요. 당일 협력업체의 사정상 저녁 10시가 넘게까지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생일날 밤 10시까지 야근이라니요. 저는 정말 너무 속상해서 함께 근무하는 직원에게 우리의 야근에 대한 보상은 소고기로 하자고 꼬시기 시작하고, 근처의 소고기집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생일날 돼지고기는 억울해서, 근처에 있는 가장 비싼 소고기집인 이곳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사무실에는 생일이니 비싼걸 먹겠다고 선포를 해놓았구요. 그리고 방문하였습니다.
소우리생고기집은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에 위치해있습니다. 인근에는 숙박시설을 찾을 수 없으니, 만약 술한잔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원하신다면 조금 떨어진 천안 동남구쪽의 호텔이나 리조트를 예약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호텔이나 리조트 등은 정가보다는 할인어플이나 이벤트를 이용하면 더 좋던 것 같네요.
등장과 동시에 가격표를 보니 어찌나 감동적인지, 이런 곳에서 생일상으로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면 한달치 생활비는 훌쩍 넘기겠다는 생각에 다짐을 접어봅니다.
소고기를 먹으러 왔으니 소고기를 주문해야겠죠? 일단 특수부위부터 시작해봅니다.
기가막힌 맛과 육질에 그저 "허허" 웃으며 먹었고 아쉬움을 뒤로한채 집에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메뉴판 하단에 보이는 점심특선이라는 메뉴가 눈에 들어왔고, 그 중 갈비탕이 1만9천원이나 한다는 사실에 놀라웠습니다. 도대체 어떤 갈비탕이 1만 9천원이나 하는걸까 싶은 마음에 꼭 한번 들러보기로 다짐을 하고 나왔죠. 그렇게 또 어느날 해당 업체를 방문할 일이 있어 들렀는데 그 날이 하필 수요일이었고, 시간도 점심때였습니다. 이미 네이버 등의 검색엔진에 검색을 해보았던 저는 이곳이 허영만 님의 "백반기행"에 나왔던 맛집 임을 알았고, 이 곳의 점심특선은 11시 이전부터 줄을 서서 먹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11시가 되기도 전에 동료와 함께 갈비탕을 먹어보러 가게 되었죠.
세상에... 갈비탕이라는 이름의 국요리는 대부분 갈빗대 두어개에 멀건 국물만 보였는데, 이 곳의 갈비탕은 고기밖에 안보였습니다. 어찌나 감동적인 맛이며 고기의 양은 어찌나 많던지, 양으로 끝장을 보는 제가 공기밥을 추가할 생각을 못하더군요. 집에 포장 해서 갔을 때 대왕고양이님도 너무 맛있다며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수 차례 이 곳을 방문해서 갈비탕을 먹었고, 문제의 협력업체와 회식을 할 때도 이 곳에서 먹자고 했을 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다음엔 꼭 우리 대왕고양이님과 한우암소 회식을 해야지. 라고 다짐하며 오늘의 리뷰를 마쳐봅니다.
고기는 언제나 옳습니다. 그 중 소고기는 더 옳습니다. 소고기 중에선 한우 암소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한우 특유의 마블링이 몸에 해로운 지방이라며 좋지 않다고, 미국산 쇠고기가 좋은 이유는 그런 마블링이 없이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서라고 합니다. 그러나 마블링에서 느껴지는 그 특유의 맛은 서양의 스테이크에서 느낄 수 없는 맛이며, 각자의 특징이 있다 생각합니다. 전 스테이크 보단 이렇게 한우 구이가 더 좋아요. 그리고 이 곳은 제가 가본 그 어떤 곳보다 맛있습니다. 이 곳의 소고기 맛은 백발청년이 보장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카드 한도도 확 줄어들 수 있음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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